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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농사/6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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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게 자라주어 고맙다 2009년 4월에 식재하고 풀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아 첫 겨울을 맞이했을 때 첫 겨울을 잘나라고 흰색 옷을 입혀주었다. 삭풍에 부러지지않을까, 영하의 날씨에 동해나 입지않을까 등등 노심초사하며 첫 겨울을 보내고 봄에 잎눈이 기지개를 켤때 다이돌핀이 팍팍 솟아 그동안의 심신의 피로가 날아가버렸다. 처음 해보는 정지라 자르다 보니 이상한 수형이 되어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늠름한 모습으로 자라주어 너무나 고맙다. ㅎㅎㅎ 올해도 멋진 호두알을 부탁한다.
벌과의 만남 올해 여름과 가을에는 벌들과 유난히도 많은 만남을 가졌다. 대여섯번 쏘인것 같다. 한 번 쏘일 때마다 적게는 2방, 많게는 8방까지 쏘였다. 2010년도에는 장수말벌에게 한 방 쏘여 마비증세가 와 병원에가서 해독제를 맞은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땅벌과 말벌에게 쏘여도 심한 증상은 오지 않았다. 올해도 땅벌에게 8방을 쏘여도 별 이상은 없었으나 한 번은 머리에 말벌에게 쏘여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곧장 병원에가 해독제를 맞은 적이 있었다. 이젠 쏘이면 중독보다도 통증때문에 애를 먹는다. 한 번 쏘이고 나면 서너시간 엄청 아프다. 특히 머리에 쏘이고 나면 진통제를 먹어도 한동안은 애를 먹는다. 지금은 따뜻한 농막주변에 말벌이 힘없이 날아다니면 여름 복수를 한답시고 파리채로 한 방 먹여버린다. 제초하다 발견한..
8월 농원 식재2년차인 유목으로서 주간이 고사되어 잘랐더니 측지가 이렇게 자랐다. 동쪽에서 본 서편 원경 동편 전경 병명이 무엇인지? 탄저? 벌목할 조건이 안돼 환상박피를 함
흘러간 시간이 여기에 쌓여 있었다. 5년의 세월이 흘러 먼 바다로 간줄알았는데 흘러만 가지않고 흔적을 남겼다. 2009년 엄지손가락 굵기의 호두나무를 앞뒤 생각하지않고 식재한것이 5년이 지난 지금은 성인 허벅지 만하다. 연초에 읽은 '세월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다' 수필집을 다시 집어본다.
주말농부의 망중한 토요일 살충제, 살균제를 살포하고 일요일도 오전에 방제를 하고 샤워를 하고 나니 비가 내렸다. 가뭄이 들어 반가운 비였지만 오전 방제는 헛수고여서 아쉬운 맘이 들었다. 따라온 꼬맹이와 즉석 국인 꼬리곰탕과 갈비탕을 끓여 밥을 말아먹고 막걸리 한 사발과 함께 오수를 즐겼다. 오후내내 비가 오락가락해 방제는 할 수 없고해서 농막과 작업장 내부의 일을 찾아 정리를 했다. 고장난 원터치 수리-경유에 넣어 청소를 했더니 작동이 됨-하고 공구함 정리도 하고 쓰레기도 분리수거하며 오후를 여유롭게 보냈다. 비치의자에 앉아 비오는 호두밭을 내려보다가 맞은 편 장뇌삼 농장에서 전화가 왔다. 비오는 날 막걸리 마시러 오라고~ 직선거리는 1km인데 낙엽송에 둘러싸인 산길을 한참이나 올라갔다. 퇴직하고 부부가 산중에 기거하며 ..
막걸리 예찬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 그저 배만 든든하고 / 기분만 좋은 것이다. 천상병 시인님의 '막걸리'는 나에게 딱 맞는 내용이다. 주말마다 호두농원행일때 막걸리를 사가지고 간다. 700고지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좋다지만 침전물이 생겨 식수로는 사용을 하지않고 1ℓ 우유병에 정수물을 담아 가다가 동네 지인의 막걸리 심부름을 하다 맛을 들여서 요즘은 막걸리가 없으면 뭔가 빠트린 기분이다. 일을 시작하기전에 한 사발을 마시고 나면 갈증도 덜하고 일 능률도 올라 한동안 좋아했으나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요즘은 중식전에만 마신다. 오전일을 마치고 농막에 와 시원한 계곡물에 담궈둔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짜릿한 맛이 느껴진다..
제초작업 6월 연휴 3일동안 풀들과 전쟁을 치루었다. 4일 아침에 투표를 하고 곧장 농원으로가 제초작업 준비를 했다. 예초기 칼날에 약줄이 훼손될까봐 약줄 깔린 곳곳마다 고추지주대를 꼽아 표시를 하고 겨울내내 사용하지 않았던 예초기에 기름도 치고 칼날도 갈고 휘발유도 채워넣어 풀들과의 전쟁을 완벽하게 준비하였다. 드디어 결전날인 6일 아침. 현충일이라 아침 일찍 조기를 달고 간단하게 아침밥을 차려먹자마자 농원으로 향했다. 마치 전쟁터로 향하는 적토마의 말갈기가 휘날리는 것 처럼 아침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예초기의 시동소리가 마음에 든다. 윙윙거리며 돌어가는 예초날에 풀들이 맥없이 날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속의 응어리도 날아가는것 같다. 힘은 들어도 제초 후에 단정한 나무주변을 보면 마음까지 깔끔해진다. 시원한 막걸..
바쁜 오월 농원에 와서는 데이터는 켜지 않는다. 뉴스를 보면 감당하기 어려운 분노만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냥 일에만 몰두한다. 비료 시비하고 토양살충제 살포하고 나무주변 풀깎고 하다보니 황금연후가 휙 하고 지나가버린다. 호두나무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산림용 고형복합비료를 한곳에 5~7알씩, 세곳에 파묻는다. 반갑지 않은 애벌레들. 발견 즉시 현장처분! 작년 겨울 낙엽송 가지가 내리치면서 호두나무가 기부까지 갈라져서 고사된 줄 알고 방치했다가 올 봄에 잎이 나 고무바로 급히 묶어주었다. 실생 호두나무의 오리나무좀벌레 피해 갈색 수액이 흘러내린다. 이런 경우 거의 고사한다. 생명의 잉태는 시작되고. 창고내 도구함에 둥지를 튼 이름 모를 새
석회유황합제 살포와 멧돼지 횡포 월동한 각종 충과 균을 없애기 위해 눈물을 쏟으며 따가운 눈을 씻어가며 석회유황합제로 친환경방제를 했다. 이틀 390주 정도 살포하고나니 몸무게가 1.2kg 줄고 몸살이 났다. 대중탕에서 목욕을 하고 막걸리 1병 먹고 자니 벌써 아침이다. 오후에 상태가 별로여서 약을 사러갔는데 면지역이라 약국에서 조제를 해주어 조제약을 먹고 오후를 버텼다. 그래도 방제를 마쳤다는 성취감이 있어 몸은 피곤해도 기분은 날아갈것 같다. 항상 일하기전에는 아직도 맘이 설렌다. 그리고 일마치면 신음소리가 절로 나도 즐거운것은 무엇때문인지~ 계곡에서 호스를 통해 끌어온 물이 중간 밸브가 빠져 물난리가 났다. 꼬맹이와 만든 연못이 엉망이되었으나 약살포로 시간이 없어 복구는 다음 주로 미루어야겠다. 아직까지 이런 일이 없었는데 멧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