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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농사/6년차

제초작업

6월 연휴 3일동안 풀들과 전쟁을 치루었다. 

4일 아침에 투표를 하고 곧장 농원으로가 제초작업 준비를 했다. 

예초기 칼날에 약줄이 훼손될까봐 약줄 깔린 곳곳마다 고추지주대를 꼽아 표시를 하고

겨울내내 사용하지 않았던 예초기에 기름도 치고 칼날도 갈고 휘발유도 채워넣어 풀들과의 전쟁을 완벽하게 준비하였다. 

 

드디어 결전날인 6일 아침. 현충일이라 아침 일찍 조기를 달고 간단하게 아침밥을 차려먹자마자 농원으로 향했다. 마치 전쟁터로 향하는 적토마의 말갈기가 휘날리는 것 처럼 아침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예초기의 시동소리가 마음에 든다. 윙윙거리며 돌어가는 예초날에 풀들이 맥없이 날아가는 것을 보면 마음속의 응어리도 날아가는것 같다. 힘은 들어도 제초 후에 단정한 나무주변을 보면 마음까지 깔끔해진다. 

시원한 막걸리로 갈증을 풀고 중식 후 쉬지도 않고 작업을 해 하루 100주 정도 제초를 했다.  해가 길어 7시까지 작업을 하고 시원한 계곡물에 샤워를 하고 먼산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으로 피로를 풀었다. 

 

7일에는 장모님 생신이어서 처가식구들과 오찬만 하고 농원에가 제초를 했지만 내일 하루 완료를 못할것같아  동네 주민과 같이 제초작업을 하기로 하고 뒷정리를 하던 때에 마침 걸려오는 전화.  고생한다고 친구가 해물찜을 산다해 부지런히 하산을 했다.

 

8일 이른 아침. 조식은 김밥으로 해결하고 예초기 시동을 걸었다.  2대의 예초기 엔진소리는 산속의 모든 것을 깨우고 휘저었다. 풀들을, 잎에 붙어 있는 이슬을, 잠에 덜 깬 산새들, 나무사이로 비치는 아침 햇살마저 휘저었다. 김밥과 라면으로 오찬을 하고-물론 막걸리로 당연히 목을 적시고- 부지런히 250주 정도를 제초해 전체 400주 작업을 마쳤다.

 

박카스와 커피로 하루를 마무리하고 대중탕 온탕에서 피로를 풀며 연휴의 마지막 저녁을 보냈다. 

 

제초전 

 

 

 

제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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