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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농사/6년차

막걸리 예찬

남들은 막걸리를 술이라지만 / 내게는 밥이나 마찬가지다 <중략>

 나는 막걸리를 조금씩만 / 마시니 취한다는 걸 모른다 / 그저 배만 든든하고 / 기분만 좋은 것이다.

 

천상병 시인님의 '막걸리'는 나에게 딱 맞는 내용이다.

 

주말마다 호두농원행일때 막걸리를 사가지고 간다.  700고지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이 좋다지만 침전물이 생겨 식수로는 사용을 하지않고  1ℓ 우유병에  정수물을 담아 가다가  동네 지인의 막걸리 심부름을 하다 맛을 들여서 요즘은 막걸리가 없으면 뭔가 빠트린 기분이다.

 

일을 시작하기전에 한 사발을 마시고 나면 갈증도 덜하고 일 능률도 올라  한동안 좋아했으나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요즘은 중식전에만 마신다. 

 

오전일을 마치고 농막에 와 시원한 계곡물에 담궈둔 막걸리를 마시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짜릿한 맛이 느껴진다.  두 잔을 연거푸 마시면 황홀한 기분까지 생긴다.  중식 후, 한 잔 더 마시고 오수까지 즐기고 나면 몸과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옛날 마시던 막걸리는 마시고 나면 트림도 나고 골도 아프고 했는데 땀을 흘리고 나서 마셔서인지 아니면 품질이 좋아져서인지 하여튼 마시고 나도 후유증이 없다.  어른 심부를으로 사오던 술주전자에 사방을 살피며 입을 대며 마시던 그런 맛이 난다.  

 

막걸리를 농주, 탁주라고 부르는 이유를 이제 알것 같다. 알콜성분도 낮아 취기도 심하지 않고 갈증을 해소해 땀흘리는 일에는 적합한것같다.

 

예전의 밀가루로 만든 막걸리, 요즘의 쌀막걸리, 밤막걸리 뿐만 아니라 대추막걸리도 시판되고있다. 이 참에 호두로 막걸리를 만들어 볼까나~

 

시원한 계곡물에 담궈둔 막걸리 

 

호두 막걸리.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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