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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모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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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지않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은 하고싶은 일을 하며 돈벌이를 할 수 있는것이겠지요? 한 평생 상명하복 등 조직문화에서 자기 정체성이 무었인지도 모르고 기계적인 삶을 살다가 유통기한이 넘어 강제적인 해방이 되어도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가지 사정으로 또 다시 다른 조직에 들어가 월급쟁이 하는 것이 싫어 인생이모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넘어지고 떨어지고 엎어지고 찔리고 긁히고 베이고 해도 일주일 내내 마음속에 떠나지 않는 농원이 되었습니다. 연애할 때의 설레임, 초등때의 소풍가기 전날의 들뜬 마음 요사이 농원 갈 때의 마음입니다. 멍들고 찢어지고 찔리고 엉망진창인 다리를 술자리에서 보여주며 이것이 '삶의 현장'이라고 하며 한 바탕 웃은 적이 있습니다. 한 번은 20ℓ 약통을 지고 급경사를 오르다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인생이모작 시동 걸다. 토일욜은 만사 제쳐두고 농원에가 호두나무와 연애중인 소백산 기슭의 경상도 영주 머스마 어릴적 꿈이 뭐였냐는 우리집 공주의 질문에 제동장치없이 앞만보고 살아가는 우리 세대에도 꿈이 있었겠냐는 반문을 하며 곰곰히 생각해보니 나에게도 어릴적 꿈이- 대통령, 장군, 사장 같은 꿈 말고- 있었습니다. 푸른 초원위에 그림 같은 통나무 집과 멋진 저먼세퍼트와 뛰어다니는 꿈이 있었네요. 한 때나마 그런 삶을 동경해서 장래희망에 '목장업'이라고 써넣은 적이 있었습니다. 늦으나마 꿈을 이루고자 소백산 기슭에 임야를 매수해 산과 나무와 연애중에 있는, 인생이모작을 시작하는, 일희일비하는 중년머스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