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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농사/4년차

샤워중인 호두나무

올해들어 처음으로 약을 살포했다.  4월초순에 입제를 나무주위에 뿌려주고 안심하고 있었는데 벌써 잎을 갉아먹는 애벌레가 있어 어제와 오늘 호두나무에게 약물로 샤워를 시켜주었다.   물 20ℓ에 살충제와 살균제 각각 20㎖, 전착제 10㎖를 넣어 등짐펌프를 메고 한 그루 한 그루 찾아다니며 시원하게 샤워를 시켜주었다.  작년에는 5월말 정도 약을 살포했는데 올해는 더위가 빨리와 벌레들도 일찍 생긴것 같다.  샤워중인 호두나무는 시원하겠지만 통통한 애벌레, 송충이 같은 애벌레, 풍뎅이 종류 등은 오늘이 아마 세상과 하직하는 날이 된것같다.  저농약이라서 그런지 약에 흠뻑 젖은 놈도 한참을 살펴보니 바로 죽지않고 활동만 둔하다 뿐이지 쉽사리 죽지않았다. 

첫해에 등짐펌프를 메고 경사길을 오르내리다 별 생각을 다했는데 그것도 적응이 되니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생겨 좋고, 돈안들이고 땀흘려서 좋고, 무엇보다도 나날이 커가는 이넘들 보는것만 해도 살맛이 난다.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여기서 이틀동안 다날려보낸다.  즐건 맘으로 일을하니 신명이 나는것인지 마을에서 보면 등짐펌프를 메고 약치는 모습이 날아다니는것 같다고 한다.

공부하라는 엄마 잔소리가 싫다고 따라 나선 꼬맹이와 처음으로 농원에 온 래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도 모두 흙먼지를 덮어쓰고 약치는 아빠뒤를 따르고 있다. 

잘생긴 넘 중 하나,  작년까지만 해도 등짐펌프 1통으로 3~40그루 살포했는데 올핸 20그루 내외면 바닥이 난다.

밀짚모자, 마스크, 장화를 한 모습이 영락없는 농부이다.  살포된 약물이 잎에 다으면서 나는 소리는 정말 듣기 좋으며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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