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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두농사/5년차

광복절 이브

 광복절 이브

 벗들이 가정을 떠나 하루밤 독립을 했다.  직장인들 퇴근시간은 마음먹은대로 되질 않는다.  오후 6시30분에 출발할려고 했으나 모두 따로 따로 출발을 했다.  먼저 사무실을 나온 내가 마트에서 장을 보고 농원에가 밥도 하고 깻잎도 따고 불피울 준비를 하였다.  혼자있다는 생각에 무섭기도 하였지만 벗님들이 온다는 기대에 무서움을 떨칠 수 있었다. 

  얼마 뒤 짱이 땀을 뻘뻘흘리며 올라온다.  전화를 했으면 태우러 갔을턴데~  오자마자 계곡물로 샤워를 한다.  삼겹살을 가지고 오기로 한 임이 오지않아 전화를 해보니 엄한 동네에가서 헤매이고 있었다.  그 넘을 데리러 마을로 내려가 태우고 와 본격적인 광복절 이브행사를 시작했다.

  쏟아지는 별빛과 어린 달님이 분위기를 잡았고 장작타는 구수한 냄새와 깻잎 향기, 삼겹살 굽는 냄새가 좋았고 풀벌레 노래와 물흐르는 소리가 모든 시름을 잊게했다.  더욱이 벗님들과의 대화는 밤 깊은 줄 몰랐고 이슬이의 활약은 우리 모두를 최고의 상태로 만들었다. 

  사무실에서 그렇게 괴롭히는 더운 여름날씨는 이곳에선 행방불명이 되었다.  선선해서 이불을 덮고 창문을 닫아야만 했다.  황홀한 밤이었다. 코고는 소리만 없었어도~

  이른 아침에 만나는 산속의 모습은 너무나 고즈넉했다.  앞산은 산정상에서 내려오는 구름으로 금방 하얀 분칠을 한 모습으로 변했다.  조식준비를 하고 벗들을 깨웠다.  곧이어 밤근무를 마친 재규어가  올라왔다.  임은 바쁜것이 있어 하산을 하고 우리 일행은 심마니 역을 하기위해 산을 올랐다.

  오전내애 캔 잔대와 도라지, 영지버섯을 가지고 개선장군 처럼 의기양양하게 농막으로 왔다.  동네에서 가져온 토종닭, 대추, 장뇌삼과 잔대와 도라지, 영지버섯을 넣고 푹 삶았다.  그리고 남은 이슬이와 함께 오찬을 했다.  시원한 산바람이 온 몸을 쓰다듬어 주어 개운한 오수를 즐길 수 있었다.  

  남은 삼계탕에 라면을 넣고 끓여 이른 석식을 하고 유효기간 지난 일회용 커피를 마시며 일몰을 구경했다.  

  하룻밤 독립을 즐기다 광복절날 우린 각자의 제약이 많은 공간으로 돌아갔다.  

파머스마켓에서 최고의 맛을 가진 삼겹살이라고 사온 짱이 자랑을 한다.  삼겹살과 감자와 이슬이의 만남은 우리모두를 즐겁게 했다.

 

나는 왜 장작불 냄새가 좋을까.  솥뚜껑, 삼겹살과 감자, 맥주, 막걸리, 소주 모두 우리의 동반자였다. 

 초여드레의 어린 초승달.  앞산을 넘어가지전의 모습이다.

 심마니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벗님들.  잔대를 캐고 흡족해 한다.

 오늘 전리품의 라인업. 그런데 엄지손가락 크기의 산도라지는 누가 숨겼나? 

 삶고 또 삶았다. 토종닭, 대추, 장뇌삼, 잔대, 산도라지.  먹고 먹다보니 이젠 얼마 안남았다.

 어제 만찬보다는 초라하지만 이 국물을 마시고 나니 온 몸이 불끈 불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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